붉은 돼지(1992)
"..소좌인가? 출세했군, 페라린."
"이런 바보! 뭐하러 돌아온거야?"
"가고 싶은덴 어디든지 가는게 내 신조야."
"이번만큼은 당국에서도 널 내버려두지 않아. 혹시 미행당하지는 않았나?"
"따돌렸어.."
"너한테는 반역 죄(반 파시즘)와 밀입국 죄, 퇴폐사상, 파렴치하고 나태한 돼지가 된 죄, 그 밖에 수많은 죄목이 씌워져 수배가 된 것을 알고 있겠지?"
"와 하하하하.."
"바보자식, 웃을 때가 아니야. 네 녀석 비행정까지 압수한다고 들었어."
"재미있는 영화군."
"이봐, 마르코, 공군으로 돌아와. 내가 당국에 건의해서 어떻게 자리를 마련해볼테니까.."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쪽이 나아."
"모험 비행가의 시대는 끝났단 말이다!! 국가라든지, 민족이라든지, 그런 시시한 스폰서라도 두지 않으면 날 수가 없어!"
"난 내 돈벌이가 되는 일에만 하늘을 날아."
바다가 들린다(1993)
'나는 실망해버렸다. 언제나 당당했던 리카코가 도쿄에선 억지 허세를 부리며 그 바보같은 녀석과 생글생글 웃기만 하는 그런 여자애였다는 것이..'
"무토.."
"오카다가 자기는 신경 안 쓴다고 전해달래. 정말이지, 그 애는 바보야. 사귈 때는 정말 친절한 애라고 생각했는데. 후훗.. 처음엔 허세로 모리사키를 불렀지만 모리사키가 가고 둘만 있게 되니까 별 볼일 없게 돼 버렸어. 정말로 한심해. 그 애도, 나도."
"뭐, 그 녀석에게 새 여자친구가 생겨서 쇼크받은 건 알겠지만.."
"아무것도 몰라, 모리사키는. 내가 쇼크라고 느낀 건 오카다가 이젠 전혀 다른 사람같이 느껴진다는 거야. 그 애는 자신의 일만 구구절절 얘기할 뿐 코오치가 어떤지에 대해선 묻지도 않았어. 하지만, 원래 그런 애였는데 결국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
"헤에.."
"오늘 밤은 할머니 댁에서 묵을 거야. 생각해보면 둘이서 한 방에 묵는 것도 이상하고.. 내일 공항 카운터에서 만나. 형편없는 도쿄 여행이 되버렸네.."
'리카코는 마치 30분만에 어른이 되버린 것 같았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3년 만에 완전 딴 세상이 됐군요."
"우리도 이것저것 많이 애썼어."
"하지만 변해도 너무 변했어. 우리까지 변한 거 아냐?"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네."
"정말 인간들이 한 짓이야?"
"맞아요, 인간들 짓이죠."
"아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너구리밖에 없어. 딴 놈들은 못해. 인간은 너구리였어. 너구리에 끼지도 못하는 더러운 너구리라고. 산을 돌려줘! 마을을 돌려줘! 들을 돌려줘!"
"해 볼까요? 마지막으로 힘을 모두 합쳐서 풍경을 옛날로 돌려 볼까요?"
"그럴까.. 인간들과 변신술을 겨뤄 볼까?"
"재밌겠군. 난 옛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지."
"좋아! 마지막 승부다."
"근데 무슨 의미가 있나요? 이제 와서.."
"기분 전환이야, 기분전환!"
"노는 기질이 없다면 더 이상 너구리라고 할 수 없지."
귀를 기울이면(1995)
"지금 시즈쿠가 하고 있는 게 공부보다 더 중요한 일이니? 뭘 하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말할 때가 오면 할게요."
"시즈쿠, 그 일이 꼭 지금 아니면 안 되는 일이니?"
"시간이 없어요. 앞으로 3주 안에 끝내야 돼요. 저는 그 시간 동안에 자신을 시험해 보기로 했어요.. 해야만 돼요!"
"시험하다니 뭐 말이니? 뭘 시험한다는 거야? 말을 해야 알 거 아니니! 아빠하고 엄마한테는 말 못하는 일이니?..여보!"
"아 미안, 실수. 시즈쿠가 도서관에서 아주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긴 했단다. 감동스럽더구나. 시즈쿠가 하고 싶은 거 하게 둡시다, 여보. 모두가 똑같이 살 필요는 없으니까."
"물론, 저도 모두가 꼭 공부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좋다, 시즈쿠. 네가 생각한 대로 한번 해보렴. 하지만 남들과 다른 삶은 그만큼 어려울 수가 있단다. 실패하더라도 남을 탓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식사 시간엔 반드시 함께 먹어야 한다?"
"물론, 가족은 그래야지."
원령공주(1997)
"아시타카, 네 운명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느냐?"
"재앙신에게 활을 쏠 때 결심했습니다."
"그 상처는 뼈까지 파고들어 널 죽이게 될 거야."
"방법이 없을까요?"
"아시타카는 마을을 지키고 여자애들을 지켜줬어요."
"죽어야하는 운명이라니, 너무해요."
"누구도 운명은 바꿀 수 없어. 다만, 운명을 기다리느냐 운명에 맞서느냐는 택할 수 있지. 보거라, 멧돼지의 몸속에 들어있던 것이지. 이것이 뼈를 부수고 내장을 찢고 고통을 준 원인이고 이게 멧돼지를 재앙신으로 바꾼 것이지. 아마 서쪽국가에 불길한 일이 일어난 걸 게야. 그곳에 가서 이 사태를 정확히 알아보면 저주를 풀 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전쟁에서 진 후, 이 땅에 들어오고 나서 5백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왕권이 약해지고 군대도 분열되었지만 우리 부족 또한 쇠약해졌지. 이런 때에 부족장이 될 젊은이가 서쪽에 가게 된 건 운명인지도 모르겠군."
이웃집 야마다군(1999)
"어떤 사고를 쳐도 그게 악의로 한 짓만 아니면, 포기해서 용서할 수 있습니다. 아니, 용서 안 하면 같이 못 살죠!"
"똥배짱.."
"도리가 없다, 포기했다라는 건 꼭 나쁜 말만은 아닙니다. 이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서.. 어떤 사고를 쳐도 포기를 가슴에 담고 포기했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면 극복할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다시 봤네, 사위. 사나이가 되었구먼~!"
이번 'Part'에서는 내가 좋아하던 작품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Part'도 작품들이 많아서 내 임의대로 나누긴 했지만..) 'Ghibli'의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던 '원령공주'는 특히나 감회가 새롭기도 했다. 아마 그 기억은 중학교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즐겨찾는 사이트의 닉네임도 '가미'로 했을만큼 그만큼 나에겐 참 인상깊은 작품으로 자리 잡았었다. '귀를 기울이면'을 보면서 'Country Road'를 따라 부르기도 했었고 '붉은돼지'를 보면서 어릴 적에 파일럿을 동경하고 꿈꾸었던 기억이 났다. '바다가 들린다'를 보면서 학창시절에 첫사랑을 못잊어 이불 속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도 나는 등 그렇게 'Ghibli'의 작품들은 고스란히 나의 옛 추억들을 하나 둘 꺼내 주는 추억상자와 같았다.
특히, '이웃집 야마다군'은 이번에 처음 찾아보게 되었는데 꽤나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다. '4컷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언제나 고독하시고 말이 별로 없으셨던 아버지의 뒷모습과 불평불만없이 나의 칭얼거림을 다 받아주시며 집안일을 하시던 어머니가 생각나서 웃으면서도 슬펐던 작품이었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을 잘 풀어낸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 다음 작품들부터는 아마도 내가 20대가 되면서 찾아보게 되었던 것들인데 이 감동을 얼른 이어나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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