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 '하이텔', '천리안'이라는 'PC' 통신이 익숙하던 그 시절에는 각 가정집에 모뎀을 달고 전화세 폭탄을 맞는 게 일상적이었던 그런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인터넷에 대해서는 모든게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았던 그리고 우리동네에 'PC'방이라는 것이 처음 생기기 시작할 때였다. 물론, 지금의 게임들을 보면 그래픽도 높고 캐릭터의 섬세함과 스킬의 화려함이 익숙한 시대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영웅문'이라는 온라인 'RPG' 게임은 가히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무협소설에서만 접했던 모든 것이 게임에 구현되어 있는 것을 보며 나는 그 어린 마음에 얼른 중원이라는 넓은 곳으로 나가서 문파도 가입하고 더 넓은 곳을 누빌 것이라는 설렘에 밤새 게임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전화세를 본 어머니께 엄청 맞고 난 뒤 더이상 집에서는 게임을 할 수 없었던 나는 'PC'방에서 '영웅문'을 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중원에 나갈 수 있는 레벨이 되었을 때 두려움과 설렘이 동반되곤 했었다.(마치 게임의 캐릭터라도 된 마냥..)
영웅문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바로 'PK'시스템이 아닌가 생각한다. 초보지역인 감숙에서 벗어나 중원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PK'로 부터 안전할 수 없었고 마우스 클릭 하나로 모든 게 가능하던 게임이었기에 문파에 가입되어있지 않은 저렙들은 늘 도망 다니며 문파를 빨리 가입해야만 그나마 안전하게 중원을 누빌 수 있었던 스릴 넘치는 게임이었다.
그중에서도 'PK'를 즐기며 게임하는 이도 있었기에 각 문파들은 그런 이들을 지정해서 '척살자'로 분류하였고 이들이 맵에 등장하면 빨간 아이디로 표시되게끔 해서 다들 '척살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었던 그런 재밌는 게임이었다.
무공을 수련하면서도 이야기 꽃을 피우며 참 많은 시간을 함께 했었던 것 같다. 내 친구들에 비해서는 많이 쪼렙이었지만 그래도 내 어린시절의 추억에서 '영웅문'이라는 게임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때 당시에 레이드 보스도 있었을 만큼 참으로 대단한 게임이었고 비급을 먹기 위해서 '오토마우스'라는 프로그램을 쓰기도 했었던 '영웅문'. 아직까지도 운영이 되고 있는 걸 보면 역시나 잘 만든 게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의 첫 온라인 게임이기도 했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같이 게임하기도 했었던 그 시절 나는 그래서 영웅문이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PC'방에서 영웅문을 하고 있을 때 마침 화장실에서 돌아와 자리에 앉으려는 아저씨가 내가 게임하는 걸 보시고는 하신 말씀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어?!.. 영웅문이네.. 나도 오랜만에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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