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연소프트(SeyeonSoft)'에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출시한 3부작 시리즈 게임으로 '비주얼 노벨'이 주가 되고 거기에 더해 액션 요소가 가미된 게임이다. 외관으로 보기에는 주인공인 공주와 등장인물들이 엄청난(?) 근육질로 묘사가 되어있어 병맛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스토리가 나름대로 잘 짜여져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 비주얼 노벨(Visual Novel)은 게임의 진행을 묘사함에 있어, 마치 소설처럼 텍스트의 비중이 높은 작품들을 총칭하는 장르명이다. 텍스트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소설이나 전자책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텍스트에 그림과 음악을 곁들이고, 사용자가 이야기의 진행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된다.
오래전에 몰아서 게임을 플레이하려고 3편까지 구매를 해놓고는 그걸 또 까먹고 묵혀두고 있었다가 이번에 우연히 찾게되어 해보게 되었다. 무엇 때문인지 현재는 각 스토어에서 판매가 되질 않고 있는데, 예전에 구매해 두었던 게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근육공주: 잔혹한 사랑 편(2016)
대륙 '나가리 랜드' 패권을 둘러싼 세 국가 간 책략과 음모, 배신과 암투 그리고 사랑 이야기는 큰 감동을 선사한다.
1편에서는 비극적인 운명을 짊어진 '에바' 공주의 모험을 다루고 있는데, 공주의 무시무시한 근육과 험악한 외모와 달리 성격은 착하고 의리가 있다는 것을 게임 속에서 보여준다.(엄청난 힘과 여리여리한 마음 모두를 가진..)
이 게임은 여느 '비주얼 노벨'게임과 마찬가지로 일러스트와 텍스트의 비중이 큰 스토리 게임이다. 그러다 스토리 상 싸움이 붙게 되면 게임은 전투 화면으로 바뀌게 되는데, 턴 기반으로 플레이어와 적이 공격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전투 방식은 간단해 보이지만, 의외로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주먹이 날아오는 긴장감..)전투에서 승리하면 스토리가 계속 진행되고 패배하면 당연히 게임오버가 되는데 한 전투에서 일정 횟수 이상 반복적으로 패배하면 배려(?)의 차원인지 '스킵' 기능이 활성화되어 전투를 넘기고 스토리를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초반에는 때리는 횟수 보다 맞는 횟수가 많을 때도 있었지만, 게임을 점점 진행하면서 전투가 익숙해짐과 동시에 때리는 타격감이 시원해서 재미를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초필살기!!)
1편의 주요 스토리는 '에바'와 정략결혼을 약속한 '유타나' 국가의 왕자 '자크'가 '에바'의 동생인 병약한 '리사'와 사랑에 빠져, 사랑의 도피를 하기 위해 마치 왕자가 납치된 것처럼 꾸미고, '에바'가 둘을 찾던 중 감춰져 있는 진실과 배후에 도사린 음모까지 하나씩 깨닫게 된다는 것을 담고있다.(엔딩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마지막 뒷모습은 무언가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근육공주: 서쪽의 마녀 편(2017)
대륙 '나가리 랜드' 패권을 둘러싼 세 국가 권력자들의 본격적인 두뇌 싸움이 시작되었다. 반전에 반전을 뛰어넘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근육질 여성들의 코믹한 대화들은 깊은 재미를 줄 것이다.
2편의 스토리는 1편보다 좀 더 스케일이 커진 두 국가(티리언, 말네리) 간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1편에서는 그냥 별 관심 없이 흘려보냈었던 세 국가의 이름(티리언, 유타나, 말네리)부터 다시 새롭게 관심이 갈 정도로 스토리가 흥미롭고 깊이 있게 흘러가는 내용이었다.
게임 방식은 1편에서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전투 화면에서 공격이 계속해서 성공했을 때, 적이 '그로기' 상태에 빠지면, 1편에서는 추가 버튼 창을 시간 내에 성공시켜야만 강력한 초필살기(?) 공격이 가능했었는데 2편에서는 '그로기' 상태로 만들기만 하면 자동으로 화려한 일러스트 효과와 함께 공격이 발동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1편에서 '리사'의 수하에 있던 '모둠회' 조직원들이 2편에서는 '에바'의 수하로 들어와 아군으로 활동하면서 '말네리' 국가의 새로운 조직인 '짐승 기사단'과 마치, 라이벌처럼 계속 맞붙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적들의 공격 자세가 다양해져서 1편보다 파악하기가 한층 더 까다로워진 편이다.
2편의 스토리는 1편에서 '자크' 왕자를 죽인 누명을 쓰게 된 '에바' 공주를 빌미로 '유타나' 국가가 전쟁을 준비하게 되면서 '티리언'이 또 하나의 국가인 '말네리'에게 동맹을 부탁하러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그러나 '에바' 공주가 '말네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말네리' 내부에서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배신이 판치고 있었고 '티리언'과의 우호 관계도 썩 좋은 편이 아니라서 여러모로 '에바' 공주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거기에 더해서 '말네리' 국가 책사인 '린다'의 뛰어난 말주변(게임에선 텍스트 뿐이지만..;)을 보고있으니 문득, 예전에 보았던 '왕좌의 게임'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했다. 결국엔 3편을 예고하듯 게임이 끝이 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시간이나 때울 겸 시작했던 게임에 이렇게나 끝까지 몰입하게 된 재밌는 시간이었다.
근육공주: 황제의 야망 편(2017)
대륙 '나가리 랜드' 패권을 둘러싼 세 국가 간 전쟁을 배경으로 영웅들의 이야기와 함께 의리, 책략, 배신, 복수 등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탄탄한 스토리의 깊은 감동이 느껴지는 근육공주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된다.
2편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유타나' 국가가 3편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면서 전쟁 스토리가 한결 더 진지해지고 무거워졌다. 그래서인지 게임 중간중간에 화면이 전환되면서 벌어지는 전투보다도 스토리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던 3편이었다.(그만큼 아쉬움도 남았던 게 아니었을까..;)
전투 방식은 2편과 동일한데, '에바' 공주로만 진행했었던 1, 2편과는 다르게 초반에는 '모둠회' 단장인 '참치'로 진행하게 된다. 3편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1편에서도 모습을 보였던 '웃는 여자들'과 '유타나' 특수부대 '꽃의 기사단'이 전투의 주축을 이룬다.(땅덩어리가 커서 조직도 두 개인 걸까..)
아무튼 1, 2편에서 전투는 이미 익숙해진 터라 어렵지 않았지만, 체력(Hp)의 차이가 커서 더욱 집중해야했고 공격 자세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걸렸던 인물들도 있었다.(특히, '엔냐'는 틀린 그림 찾기 하는 줄..;)
3부작의 마지막인 3편의 스토리는 세 국가 간의 전쟁 이야기로 스토리의 규모가 더 커졌다. 다만, 2편에서 '에바'와 약속의 악수를 하며 훈훈하게 막을 내렸던 '말네리'의 책사 '린다'의 '티리언'을 돕는 책략들로 3편이 대부분 진행되고 큰 반전 없이 막을 내리게 된 것이 또 다른 반전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게 대망의 3부작을 마무리하고 느낀 점은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스토리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물론 전체적인 스토리는 좋았지만, 코믹함과 진지함이 적절하게 녹아있던 게임 고유의 색을 점점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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