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게임즈(YUJINGAMES)'에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모바일에서 출시한 '비주얼 노벨' 게임들을 플레이해 보았다. 게임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소설에 가까운 게임들이 대부분인지라 간만에 스토리를 정독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 비주얼 노벨(Visual Novel)은 게임의 진행을 묘사함에 있어, 마치 소설처럼 텍스트의 비중이 높은 작품들을 총칭하는 장르명이다. 텍스트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소설이나 전자책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텍스트에 그림과 음악을 곁들이고, 사용자가 이야기의 진행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된다.
'로스팅 리포트 : 대학 교수 살인사건' 게임 이후로도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데 모바일은 출시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게임을 하나씩 짧게 리뷰해 보고자 한다.
그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2020)
K대학의 엘리트 대학생 '최원진'은 어느 날 알 수 없는 이유와 함께 시골 마을에 찾아왔다. 신분도 이름도 거짓인 그는 마을 토박이인 '이현지'와 티격태격하며 즐거운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제국의 여제라 불리우는 '이유진'이 불의의 사고와 함께 지구로 찾아오게 되는데.. 본격 시골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그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 포문을 연 게임 '그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는 '최원진'이라는 수수께끼 남자와 얽힌 두 여자('이현지', '이유진')의 삼각관계(?)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은 선택지를 고르는 것 외에는 마치 소설 같은 느낌이 강해서 처음 플레이할 때는 선택지를 고를 때 매우 신중한 편이었고, 선택지가 뜨는 장면에서 저장을 자주 하기도 했다.(혹시나 스토리의 영향을 많이 받을까 싶어서..)
선택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엔딩은 총 4가지가 있다. '이유진'과의 트루 엔딩, 배드 엔딩 2가지와 '이현지'와의 해피 엔딩, 배드 엔딩 2가지가 있는데, 엔딩에 따라 스토리가 살짝 오글거리는 면이 있는가 하면 반전이 느껴지는 면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미소녀 이야기라고 소개한 게임치곤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살짝 기묘하고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일러스트 담당이셨던 'Aromdami'님이 밝히시기를 개발자분께서 일부러 이렇게 그려달라 했다고 한다.(이 그림체는 다음 게임인 '그랑 엠파이어'로 계속 이어진다..)
이렇게 '그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한 편의 짧은 소설을 보는 듯 해서 예전에 한참 소설에 빠져 살았던 옛 추억과 어린 시절 시골에서 뛰어놀던 정겨운 풍경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게임이었다.
그랑 엠파이어(2021)
시간과 기술의 지배자인 엘프, 저주와 마법의 혁명가인 악마, 지략과 체력의 강자인 수인과 의지와 강철의 저항가 드워프까지. 그들 사이에 낀 인간의 왕국은 아무것도 못 한 채 멸망의 나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신께서는 아직 희망을 놓지 않았다. 선왕의 뒤를 이어 인간의 왕좌에 앉은 그대여. 위기에 처한 왕국을 구원하라!
'그랑 엠파이어'는 주인공인 플레이어가 '유스타니아' 왕국의 왕이 되어 종족이 다양한 각국의 통치자들과 교류를 통해 호감도를 쌓고 안에서는 부서별 내정을 통해 왕국을 어떻게 이끌어갔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이다.(무려 25가지 엔딩이 존재..!)
첫 회차는 정말 진지하게 한 왕국의 왕이 된 느낌으로 꼼꼼하게 진행해 나갔고, 내정을 어떻게 진행할지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짧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나쁘지 않은 노멀 엔딩을 보았다. 그 이후로는 엔딩을 모으는 맛으로 긴 시간을 함께 했는데, 가장 보기 어려웠던 엔딩은 바로 수행비서 '비샤'와의 엔딩이었던 '구원을 향한 길'이었다. 엔딩에 대한 정보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헛다리를 짚으면서 진행한 게임 시간을 생각하면.. 더 그랬다.(※ Tip : 재난은 '비샤'에게 맡기지 말고 직접 진행할 것)
25가지의 엔딩을 모두 보고 게임을 끝내고 나니 약간의 허무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치를 한다는 색다른 느낌이었기에 하고 있는 와중에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플레이 한 게임이다.(카메오로 '이유진'의 일러스트가 나오기도..!)
로스팅 리포트 : 대학생 수면제 사망사건(2021)
단서를 듣는 것만으로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낮에는 추리, 밤에는 소설을 쓰는 탐정 이강울. 그런 그에게 한 여대생이 찾아왔다. 화학공학과의 수재라 불리우는 그녀는, 자신이 아끼던 후배를 살해한 범인을 밝혀 달라고 부탁한다. 그녀가 데려온 용의자들은 그러나.. 또 다른 한 명의 용의자가 있음을 밝히게 되는데..?
무료 게임으로 출시한 '유진게임즈(YUJINGAMES)'의 첫 번째 추리물 게임으로 엔딩을 보는 데 걸리는 플레이 시간은 짧은 편이다. 10가지의 질의응답으로 사건의 범인을 밝혀야 하는 간단해 보이면서도 어려운 게임이었는데, 무려 16개의 엔딩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거기에서 나는 또 진엔딩을 보고 싶어 플레이를 계속했기 때문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플레이 타임이 짧아 간단하게 추리를 즐기면서 하기에는 괜찮은 게임이었으나, 엔딩 모음이 '그랑 엠파이어'처럼 메뉴에 구현되지 않아 엔딩을 보면 볼수록 나중에는 어떤 엔딩을 보았는지 알기가 어려웠던 게 살짝 아쉬웠다.
그랑 엠파이어 : 아마네(2021)
그럼 지금부터.. 마왕을 무찌르면 되는 건가요? 이세계와는 1도 상관없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주인공과 이현지. 둘은 에스페라도 제국의 황제 유진 아르크의 소환에 의해 이세계로 전이하였다. 모험이라고는 컴퓨터에서 해본 게 전부였던 그대여! 무사히 마왕을 무찌르고 지구로 돌아가도록 하여라!
'그랑 엠파이어'의 후속작으로 출시한 이번 게임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히로인들과의 엔딩을 수집하는 게임이지만, 전작과는 다르게 주인공이 용사(?)가 되어 직접 몬스터들을 제거해 나가면서, 마지막에는 마왕과 조우하게 되는 전투 시스템을 접목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캐릭터의 일러스트였는데, 일러스트 담당하시는 분이 혹시 바뀌었나 했지만 그대로 'Aromdami'님이 맡으셨다는 것을 알고 다시 한번 감탄하기도 했다.
소싯적에 '쯔꾸르' 게임이나 'RPG' 게임을 많이 해왔던 나에게 캐릭터의 레벨업을 통해 강캐로 키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거기다 경험치가 존재하지 않고 '비약'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바로 레벨업이 되는 시스템이라 레벨업 노가다가 익숙한 나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그랑 엠파이어 : 아마네'에서 전투 시스템이 접목된 것은 신선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살짝 아쉬웠던 점은 스토리 위주의 게임에서 스토리를 보지 않고도 전투만을 통해 다음 스테이지와 챕터를 계속해서 진행 가능한 점이었다.(첫 회차 플레이 시 체감이 많이 되는 편..)
첫 회차 때는 '그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에서 히로인으로 등장한 바 있었던 '이현지'와 지구로 돌아가는 무난한 노멀 엔딩을 보고 엔딩이 총 12가지인 줄 알았지만, 숨겨진 트리키 엔딩이 있다는 정보를 통해 총 13가지임을 알게 되었다.(마지막 챕터 5에서 오른쪽으로 넘기면 수집한 엔딩 모음이 나타나고, 트리키 엔딩은 특별하게 챕터 1로 돌아가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작과 달리 엔딩을 수집하면서 좋았던 점은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스테이지를 이것저것 고르면서 엔딩을 수집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는 것이다.('저장하기'는 그저 다음 날을 위해서 존재할 뿐..) 그리고 '그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 이후 '이유진'과 '이현지'가 다시 한번 같이 등장하면서 그림체는 확연히 달라졌지만 나에게는 특별하게 애정이 느껴진 게임이었다.(이번에는 카메오로 '이강울'이 등장..!)
로스팅 리포트 : 대학 교수 살인사건(2021)
낮에는 추리, 밤에는 소설을 쓰는 탐정 이강울. 그는 자신의 조수 유하나와 함께 유진대학교를 방문하였다. 개인적으로 맡은 의뢰에 필요한 전문가는 학교의 외곽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원한을 지닌 누군가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교수. 그가 살해당한 건물의 내부에는 두 명의 대학원생과 한 명의 대학생이 있었는데.. 단서를 수집하고, 증언을 반박하라! 범인은 이 안에 있다!
이전 '로스팅 리포트 : 대학생 수면제 사망사건'의 후속작으로 선보인 이번 게임은 전작처럼 용의자들을 심문하는 것과 더불어 여러 장소에서 증거를 수집하면서 범인을 밝혀야 하는 디테일이 추가되었다.(+난이도에 따른 제한시간도 추가) 거기에 더해서 'TTS'라는 음성기능도 추가되면서 각 캐릭터의 음성을 자동으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간혹 대화가 어색하게 들릴 때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던 기능이었다.
난이도는 '쉬움', '일반', '어려움'으로 나뉘어 있는데 추리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추리 게임에는 능통하지 않은 나로서는 '쉬움'을 선택하여 제한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천천히 이것저것 따져가며 게임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첫 회차에 진범을 밝혀내고 진엔딩을 보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고, 이외에도 용의자들이 어이없어하는 다른 엔딩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었다.
이렇게 '로스팅 리포트 : 대학 교수 살인사건'을 마지막으로 '유진게임즈(YUJINGAMES)'의 모바일 게임들을 나름 긴 시간 동안 플레이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스토리들이 마음에 들어서 한 번 시작하게 되면 푹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즐기게 되는 게임들이었다.(다음 날 피곤이 뒤따라오는 건 당연한 결과 일지도..)
앞으로도 더 많은 게임들이 PC 뿐만 아니라 모바일로 출시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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